메타의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보도를 시간순으로 놓으면 한 가지 방향이 보인다. 청소년이 앱에 머무는 시간에는 제한이 걸렸다. 같은 기간 메타가 내놓은 제품과 요금제는 이용자의 대화와 주변 상황, 소비 정보로 접근 범위를 넓히는 설계였다.
합의에서 출시까지, 간격은 약 일주일
메타는 26일(현지시간) 뉴스룸을 통해 미국 52개 주정부 및 자치령 정부와의 대형 합의를 밝혔다(이데일리 8/28). 긱뉴스(8/27)는 지급액을 최대 171억 달러, 텍사스 개별 합의를 포함하면 약 180억 달러로 전했다. 이데일리는 같은 합의를 180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로 적었다. 두 매체의 금액 표기는 이처럼 기준이 다르다.
합의의 핵심은 18세 미만 계정의 기본 설정 변경이다. 하루 2시간 이용 제한,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의 야간 모드, 수업 시간(오전 8시~오후 3시) 알림을 끄는 학교 모드가 적용된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이 조치는 미 법원의 승인을 거쳐 자동 적용된다.
긱뉴스는 전체 합의금의 약 30%(약 53억 달러)가 틱톡과 유튜브 같은 경쟁 플랫폼의 유사 규제 도입을 조건으로 지급된다고 전했다. 메타는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9월 2일(현지시간) 메타는 '뮤즈 스파크 1.3'을 공개했다(조선일보 9/3). 조선일보는 메타가 이번 모델에서 안전성을 특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되돌릴 수 없는 행동 전에 이용자에게 다시 확인하도록 설계했고, 이전 버전보다 필요한 토큰 수를 25% 줄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값을 깎아 데이터를 사는 구조
전자신문(9/5)은 뮤즈 스파크 1.3의 요금이 데이터 수집 동의 여부에 따라 갈린다고 전했다. 비동의 요금제는 100만 토큰당 입력 1.25달러, 출력 4.25달러다. 대화 데이터 제공에 동의한 '기여자 요금제'는 입력 0.1달러, 출력 0.2달러로 각각 92%, 95% 저렴하다.
같은 날 공개된 구글 제미나이 3.8 플래시는 입력 0.75달러, 출력 3.75달러다. 기여자 요금제는 이보다도 낮다. 전자신문은 이를 AI 학습 데이터 확보를 위한 승부수로 분석했다.
전자신문이 짚은 배경은 이렇다. 이용자 대부분이 대화 데이터 수집 동의를 거부하고 있고, 올해 초 직원 컴퓨터 사용 내역을 추적하려던 프로젝트는 내부 반발로 6월에 중단됐다. 동의를 구하는 방식이 가격 할인으로 바뀐 셈이다.
“자사 데이터가 학습에 활용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는 경우 프로토타입 제작, 통합 테스트, 실험 확대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
메타는 기여자 요금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가입 첫 단계와 안경, 맥락으로 향하는 설계
메타는 9월 8일 개인 AI 에이전트 '뮤즈'를 미국에서 출시했다. 지디넷코리아(9/26) 필자는 직접 써 본 경험을 전했다. 앱을 열면 먼저 다른 AI 도구가 기억해 둔 내용을 뮤즈로 옮기라는 안내가 나온다.
다른 AI의 기억을 가져오는 기능 자체는 새롭지 않다. 앤스로픽과 구글이 올 3월에 먼저 냈다. 지디넷코리아는 차이가 위치에 있다고 짚었다. 다른 서비스에서는 설정 메뉴에 있는 기능이 뮤즈에서는 가입 직후 모든 사용자가 거치는 첫 단계에 들어갔다.
9월 23일 메타 커넥트에서는 같은 방향이 하드웨어로 이어졌다(바이라인네트워크 9/29, 테크M 9/25). 테크M에 따르면 AI 글래스는 이용자가 보고 듣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AI에 전달하고, 뮤즈는 이를 바탕으로 검색과 쇼핑 같은 작업을 수행한다. 메타는 연말까지 AI 글래스 선택지를 1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쇼핑은 이 설계가 수익과 만나는 지점이다. 알렉산더 왕 메타 최고AI책임자(CAIO)는 커넥트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쇼핑은 저희가 특히 중점을 두는 분야”
저커버그 CEO는 장기적으로 거래가 이뤄질 때 소액의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라인네트워크에 따르면 아마존은 아마존닷컴에서 뮤즈가 쇼핑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쇼피파이는 입점 상점과 결제 기능을 열었다.
국내에서도 안경이 먼저 들어왔다. 뉴시스(9/29) 기사는 AI 안경의 국내 공략 확대를 다뤘고, 신세계아이앤씨가 메타 AI 글래스 9개 모델, 21종을 판매한다는 점은 검색으로 확인했다. 가격은 48만~86만 원이다. 같은 기사의 판매 시작일, 통신사 온라인몰 확대, 시험 부정행위·무단 촬영 논란, 정부 안전 이용 기준은 원문을 열지 못해 확인하지 못했다.
비용이 오가는 방향
흥행과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블로터(9/27)는 로이터를 인용해 뮤즈 다운로드가 출시 이후 250만 회를 넘었다고 전했다. 기본 버전은 무료이고 월 20달러 또는 100달러 구독으로 추가 기능을 쓸 수 있다.
디지털타임스(9/26)에 따르면 25일 뉴욕증시에서 메타는 3.33% 하락했다. 이 신문은 뮤즈로 급등세를 탔던 메타가 한풀 꺾였다고 표현했다.
비용 쪽에서는 다른 보도가 나왔다. AI타임스(10/2)는 뉴욕타임스(9/30 현지시간)를 인용해, 메타가 2024년 말부터 AI 데이터센터를 세법상 '실험 시설'로 분류하고 R&D 세액공제를 받았다고 전했다. 세금 절감액은 2023년 7억 달러, 2024년 20억 달러, 2025년 39억 달러로 늘었다.
이 흐름에서 눈에 띄는 것은 비용이 움직이는 방향이다. 청소년 합의금은 10년에 걸쳐 각 주에 배분되고, 일부는 경쟁사의 동참을 조건으로 한다(긱뉴스). 데이터는 가격 할인으로 사들이고, 데이터센터 투자는 세액공제 논란 속에서 비용이 줄어든다. 세 건이 서로 관련 있다고 보도된 것은 아니다. 다만 시간순으로 놓으면 메타가 지는 비용과 거두는 데이터의 경계가 반복해서 조정되고 있다.
다음에 확인할 것
- 합의가 법원 승인을 거쳐 실제로 적용되는 시점과, 틱톡·유튜브의 동참 여부에 따라 조건부 합의금이 지급되는지 확인한다.
- 기여자 요금제의 이용 비중과 경쟁사의 가격 대응이 나오는지 살핀다. 전자신문은 메타를 제외한 주요 AI 기업 중 내놓은 곳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 뮤즈가 미국과 캐나다 밖으로 확대되는지, 거래 수수료 모델이 실제로 시작되는지 확인한다.
- 아마존의 차단과 쇼피파이의 개방 이후 다른 쇼핑몰이 어느 쪽을 택하는지 확인한다.
- AI 글래스의 국내 안전 이용 기준이 나오는지, 그 내용이 카메라 기능에 제한을 거는지 추적한다.
- R&D 세액공제 논란에서 IRS나 의회의 대응이 나오는지 확인한다. 보도 시점 기준으로는 NYT 보도 이후의 후속 조치가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