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8월21일 이사회를 열어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카카오톡과 AI·광고·커머스로 수익을 내는 신설법인 '카카오AI'와,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등 계열사 투자를 맡는 존속법인 '카카오X'로 나누는 안이다. 같은 시기 카카오는 정부의 '모두의 AI' 사업 컨소시엄 선정, if(kakao)26 컨퍼런스 예고, 플레이MCP 생태계 확대 소식을 잇달아 냈다. 지배구조를 쪼개는 결정과 AI 사업을 넓히는 결정이 거의 같은 시간대에 겹쳐 있다.
인적분할, 저평가 해소가 명분
카카오는 분할비율을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로 정했다. 기존 주주는 이 비율에 따라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배정받는다. 물적분할 대신 인적분할을 택한 이유로는 신설 회사 성장의 과실을 기존 주주가 나눠 갖도록 하는 구조가 꼽혔다.
카카오가 내세운 명분은 '복합기업 디스카운트' 해소다. 국내외 증권사가 평가한 카카오 그룹의 잠재가치(SOTP) 합계는 34조2000억원이다. 반면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은 16조8000억원에 그쳐, 약 17조4000억원의 격차가 있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성격이 다른 사업이 한 회사에 묶여 있어 각 사업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논리다.
시장의 초기 반응은 차가웠다. 발표 당일인 8월21일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49% 떨어진 3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려의 핵심은 분할 이후 카카오X의 성장성이다. 최근 1년간 카카오그룹 연결기준 실적에서 카카오AI로 분할되는 '카카오 본체'의 영업이익은 전체의 45~58%를 차지해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본사가 벌어들인 현금 일부가 다른 계열사의 사업 확장이나 손실 보전에 쓰여온 만큼, 카카오X가 그 뒷배 없이 독자적으로 계열사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지목됐다.
같은 기간, AI 사업은 계속 확장
인적분할 발표 직후인 8월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모두의 AI' 사업 수행기관으로 SK텔레콤·카카오·KT 3개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컨소시엄에는 LG유플러스·LG AI연구원·카카오엔터프라이즈·신한은행 등 14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사로 공개됐다. 카카오는 필요한 전문 AI를 불러 쓰는 AI를 컨셉으로 내걸었다.
9월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업자 간담회에서는 3개 컨소시엄의 서비스가 12월 출시될 예정이라는 일정이 나왔다. 이 자리에서 카카오 컨소시엄은 '카카오톡·통신망 결합해 1인 N에이전트 구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모두의 AI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새로운 국산 AI 서비스가 국민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도록 하는 것"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이날 강조한 대목이다.
이후로도 카카오의 AI 관련 소식은 이어졌다. 9월7일 카카오는 10월13~14일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리는 if(kakao)26 컨퍼런스 개최를 알렸다. 9월8일에는 카카오톡 내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 가입자 대상 이모티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9월17일에는 카카오 서비스와 AI를 연결하는 '플레이MCP'에 등록된 서버가 지난해 9월 15개에서 1년 만에 468개로, 약 31배 늘었다는 수치가 나왔다. 최근 한 달간 하루 평균 호출 수는 10만9325회로 집계됐다.
9월18일에는 모두의 AI 카카오 컨소시엄에서 신한은행이 금융 분야 파트너로 참여하는 배경을 다룬 기사가 나왔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자체 금융 계열사가 있음에도 외부 금융사인 신한은행을 택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다만 신한은행의 참여 자체는 8월28일 참여사 명단 공개 때부터 이미 포함돼 있던 사실로, 새로운 소식은 아니었다.
두 흐름이 겹치는 지점
여러 기사를 나열하고 보면 한 가지가 눈에 띈다. 인적분할로 카카오AI가 맡게 되는 영역과, 모두의 AI 사업에서 카카오가 접점으로 삼은 채널이 같다는 점이다. 두 사업 모두 카카오톡을 축으로 삼고 있다.
동시에 모두의 AI 카카오 컨소시엄이 금융 분야에서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대신 신한은행을 파트너로 택한 시점은, 인적분할로 금융 계열사들이 카카오X 쪽으로 넘어가는 구조 개편 시점과 겹친다. 두 사안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근거 기사에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과 AI 사업 파트너 구성이 비슷한 시기에 나란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확인된다.
다음에 확인할 것
- 인적분할 관련 주주총회 일정과 분할 완료·재상장 예정일을 근거 기사로 확인할 것
- 모두의 AI 12월 출시 시점에 카카오 컨소시엄이 실제로 내놓는 서비스 내용을 확인할 것
- 10월13~14일 if(kakao)26 컨퍼런스에서 나올 발표 내용을 확인할 것
- 인적분할 이후 카카오X가 계열사 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리는지, 그 성과를 추적할 것
- 지디넷코리아가 언급한 카카오 지배구조 개편 관련 주주·노사 소통 결과를 확인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