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정부와 여당은 스테이블코인 법을 연내에 만들겠다고 했고, 두 달 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발행 규칙 초안을 내놓았다.

같은 시기 두 나라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우리가 모은 보도로 나란히 놓아 본다. 가격이나 투자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누가, 어떤 조건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제도의 진도만 본다.

7월, 한국이 한 약속

정부는 7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하반기에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위한 법적 기반 구축이 그 안에 들어 있었다.

7월15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대통령 주재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연내에 디지털자산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보고했다.

7월20일에는 여당 정무위원들과 금융위원회가 첫 업무설명회를 열었다. 여당 간사인 박상혁 의원은 하반기에 월 2회 이상 법안소위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미국 지니어스법이 내년에 시행되는 효과를 고려해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말도 이 자리에서 나왔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당시 국회에는 작년 6월11일 민병덕 의원의 대표발의를 시작으로 디지털자산·스테이블코인 관련 10개 법안이 계류돼 있었다.

무엇이 막고 있었나

쟁점은 발행 주체였다. 상반기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이 50%+1주를 갖는 컨소시엄으로 정할지, 이른바 51%룰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가상자산거래소에 15~20% 지분 규제를 일괄 적용할지도 함께 걸려 있었다.

블로터는 7월30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의 입장 차이를 이렇게 정리했다. 한국은행은 도입 초기에 은행이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를 맡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우선 허용하되 기술기업이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열어두는 방안을 국회에 냈다.

같은 기사는 두 기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2단계법의 국회 제출이 당초 예정보다 반년 넘게 미뤄졌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는 법안의 주요 내용이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었다.

9월, 미국은 초안을 내놓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9월24일 지니어스법에 따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규제 초안 두 건을 공개하고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첫째 초안은 발행사가 단기 국채 같은 고유동성 자산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전액 뒷받침하도록 하고, 자본 요건과 위험관리 기준을 둔다. 스테이블코인 뒷받침 자산을 보관하는 회사에 대한 규칙도 담았다.

둘째 초안은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 할 때 거치는 신청 절차를 만든다. 사업계획과 재무 정보를 내야 하고, 이의 제기와 최종 결정 절차도 정한다.

이것도 아직 확정은 아니다. 연준은 초안이 연방관보에 실린 뒤 60일 동안 의견을 받는다고 밝혔다. 규칙이 실제로 굳는 것은 그 뒤다.

그래도 차이는 분명하다. 미국은 법이 이미 있고, 그 법이 시킨 세부 규칙을 기관마다 내놓는 단계다. 한국은 그 법 자체가 아직 없다.

9월 말 한국의 자리

우리가 모은 보도로 보면 9월 말까지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제정되지 않았다.

서울경제는 9월21일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늦어지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사는 그 사이 일본 엔화 스테이블코인 JPYC가 9월17일 업비트에 상장된 뒤 거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21일 오전 최근 24시간 JPYC 글로벌 현물 거래량의 54.18%가 업비트에서 나왔다.

역외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다룰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해외 발행사의 준비자산을 누가 검증하는지, 국내 유통 과정에서 사고가 나면 누가 소비자 보호 책임을 지는지에 대한 별도 기준이 없다는 것이 이 보도의 지적이다.

과세는 법보다 먼저 온다. 서울경제 9월13일 보도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화폐 과세가 시행되고, 테더 같은 스테이블코인으로 물건을 결제해도 취득가와의 차익이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 가상화폐의 성격이 먼저 정의돼야 과세 체계를 바꾸는 논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약속은 지켜졌나

7월의 약속은 두 가지였다. 연내 입법 완료, 그리고 월 2회 이상의 법안소위다.

연내 입법은 아직 판정할 수 없다. 남은 기간은 석 달이고, 9월 말 현재 법은 없다. 월 2회 법안소위가 실제로 열려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다뤘는지는 우리가 모은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확인되는 것은 방향이다. 7월에 여당이 입법을 서둘러야 할 이유로 든 것은 미국 지니어스법이었다. 9월 말 미국은 그 법에 따른 규칙 초안을 기관별로 내놓고 있고, 한국은 발행 주체를 둘러싼 이견을 아직 정리하지 못한 채 외화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입을 지켜보고 있다.

다음에 확인할 것

  • 정부안 또는 여당 통합안이 실제로 국회에 제출되는지, 제출된다면 발행 주체 조항이 어떻게 적히는지
  • 정무위 법안소위에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상정되는지
  • 연준 초안의 의견수렴이 끝난 뒤 규칙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확정되는지
  • JPYC 같은 역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국내 규율 방안이 법안에 들어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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